2020년 아르코문학창작지원사업 최종 심의 결과 www.arko.or.kr/m1_01/m2_01/m3_01/m4_03.do?mode=view&page=&cid=1603377&sf_icon_category=cw00000020 ♧...신춘문예,수상작 2020.06.15
맑고 흰죽 / 변희수-제 8회 제주 4‧3 평화 문학상 수상작 맑고 흰죽*변희수 불편해지면 죽을 끓입니다 식사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만 가볍게 훌훌 넘기고 싶다는 말 어제의 파도는 우물우물 삼켜도 된다는 그 말 그게 잘 안 돼요 부드럽게라는 말이 목에 걸려요 당분간 절식이나 금식 이상적인 처방이라는 건 알아요 미련이 생겨서 나는 죽을 먹습.. ♧...신춘문예,수상작 2020.04.30
2019 영남일보 문학상 시 당선작-이름/서진배 이름 서진배 엄마는 늘 내 몸보다 한 사이즈 큰 옷을 사오시었다 내 몸이 자랄 것을 예상하시었다 벚꽃이 두 번 피어도 옷 속에서 헛돌던 내 몸을 바라보는 엄마는 얼마나 헐렁했을까 접힌 바지는 접힌 채 낡아갔다 아버지는 내가 태어나기 전 이름을 먼저 지으시었다 내가 자랄 것을 예.. ♧...신춘문예,수상작 2019.01.21
2019부산일보 신춘문예 당선작-거미/권영하 거미 권영하 하늘 끝 마천루 정수리에 밧줄을 꽁꽁 묶었다 동아줄 토해내며 낙하하는 몸으로 건물의 창을 닦으며 절벽으로 내려간다 빌딩들 눈부시게 플래시를 터트려도 허공길 유리블록 사뿐히 밟으면서 수족관 물고기처럼 살랑살랑 물호수를 흔들며 헤엄친다 뙤약볕 빨아먹은 유리성.. ♧...신춘문예,수상작 2019.01.20
제3회 미당문학 신인 작품상-돌탑 외 4편/ 김건희 돌탑 김건희 노을의 혀가 차오르는 강물에게 건네는 말 차곡차곡 씹어 올리다 보면 돌탑이 된다 닳아 가는 말 알아들어 포개어지는 말 알아들어 한 권의 시집을 엮을 수 있다면 내 입술은 너의 바닥을 제대로 읽었다 말할 수 있으리 너로부터 닫혀 있는 나, 나로부터 닫혀 있는 너 노을 서.. ♧...신춘문예,수상작 2018.11.19
나비물/유종서-2018년 제19회 천강문학상 대상 나비물 유종서 박수소리를 듣는다 그 수도가 박힌 마당은 수도꼭지를 틀 때마다 콸콸콸 물의 박수를 쳐준다 꾸지람을 듣고 온 날에도 그늘이 없는 박수소리에 손을 담그고 저녁별을 바라는 일은 늡늡했다 그런 천연의 박수가 담긴 대얏물에 아버지가 세수를 하면 살비듬이 뜬 그 물에 할.. ♧...신춘문예,수상작 2018.09.30
제 28회 신라문학대상 수상작-순장의 얼굴/남시우 순장殉葬의 얼굴 남시우 이 숲은 오래 전 깊은 바다 속에서 인양되었다 날것들의 비릿함이 녹슬어가는 어물전좌판 바닥을 기거나 심해를 헤엄치다 순장되어있던 갑각류 혹은, 지느러미들 마지막 파닥거림이 굳어 있는 진열된 어종들을 들여다보면 같은 이름으로 모여 있다 같은 종끼리 .. ♧...신춘문예,수상작 2018.08.16
제 10회 오장환 문학상 수상작-가덕도 탕수구미 시거리 상향/박형권 가덕도 탕수구미 시거리 상향 박형권 달이 뜨지 않는 그믐밤이면 바다는 스스로 밝다 파도에 뛰어든 뿌연 인광이 항구의 앙가슴처럼 스스스 무너진다 아직 누구도 허락하지 않은 순결한 밤일수록 더욱 빛난다 빛도 바다의 일부분인 것을 어부들은 안다 가덕도 사람들은 어두운 밤바다의.. ♧...신춘문예,수상작 2018.08.16
도보다리 위에서/김욱진-제49회 한민족 통일문예제전 우수상 도보다리 위에서 김욱진 60대 중반 노신사와 30대 중반 젊은이 딱 한 세대 차이가 나는 두 사람의 만남이 어렵사리 성사되었다 나로 굳이 득실을 따지자면 노신사가 30년을 접어주고 만나는 셈이니 손해가 이만저만 아닐 거라 생각다가도 핵카드 한 장 숨겨두고 큰소리 뻥뻥 치던 젊은이가.. ♧...신춘문예,수상작 2018.07.30
눈이라도 감고 죽게/이종문-2016중앙시조대상 수상작 눈이라도 감고 죽게 이종문 나는 작은 멸치, 너는 참 잘난 사람 너여! 나의 몸을 낱낱이 다 해체하라 머리를 뚝 떼어내고 배를 갈라 똥을 빼고 된장국 화탕지옥에 내 기꺼이 뛰어들어 너의 입에 들어가서 피와 살이 되어주마 그 대신 잘난 사람아 부탁하나 들어다오 두 눈을 시퍼렇게 뜨고.. ♧...신춘문예,수상작 2017.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