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한 그루
방사선 치료를 받고 노숙자처럼 푹 퍼져 누워 있는 나목裸木 먹구름과 동거한다는 사실을 알고부터 나무는 시름시름 말라들기 시작했다 한 그루 햇살도 홀쭉해졌다 간간이 바람 와서 팔다리 주물러주고 갔다 노래 부주하고 떠난 새들의 발자국 밟으며 나, 무로 돌아가는 밤 별들, 눈꺼풀 무거워질 무렵이면 어느 새 한 발은 저곳을 디디고 서있었다
(2013 대구의 시)
나무 한 그루
방사선 치료를 받고 노숙자처럼 푹 퍼져 누워 있는 나목裸木 먹구름과 동거한다는 사실을 알고부터 나무는 시름시름 말라들기 시작했다 한 그루 햇살도 홀쭉해졌다 간간이 바람 와서 팔다리 주물러주고 갔다 노래 부주하고 떠난 새들의 발자국 밟으며 나, 무로 돌아가는 밤 별들, 눈꺼풀 무거워질 무렵이면 어느 새 한 발은 저곳을 디디고 서있었다
(2013 대구의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