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한詩

짝/이병률

김욱진 2013. 12. 7. 10:25

        이병률

 

 

세상의 모든 젓가락은

 

한 식당에 모여서도

 

원래의 짝을 잃고 살아도 되는 법이어서

 

저 식탁에서 떨어지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젓가락은 잘 

 

씻겨 마르는 사이 젓가락의 몸뚱이는 

 

오랜 시간 지나 닳고 닳아

 

누구의 짝인지도 모를 때에

 

잃은 것이 무엇인지 모를 적에

 

순간 젓가락은 짝을 만나게 된다

 

그 짝은 서로를 알아보면서

 

다소곳이 끝이 서로 맞닿는 것이다

 

아, 우리가 그 반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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