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성암* 가는 길1
-비슬산1
멀리 동녘 바다 햇살
한 바랑 담아와
산문山門 활짝 열고
새벽 예불하던 산새 한 마리
바위 틈새 쪼그리고 앉은
내 마음 몇 모금 물고
휜 산허리 접어 오를 제,
어디선가 무심히 스며드는
산사의 종소리
그 여음餘音 사이로
물안개 피어오르고
어느 새
날갯죽지 흠뻑 젖은
비슬琵瑟의 산 돌부처
반야반야심경심경
눈뜬 골골마다 걸터앉아
때 묻은 허공 비늘
햇살에 버무려 빗질하네
※ 道成庵 : 1600년 전 신라 고찰로 대구 달성군 유가면 양동 소재 비슬산 중턱에 위치하고 있으며, 현재 유가사에 소속된 암자임. 참선 도량으로 불가에 널리 알려져 있음
(시문학 등단작 2003년 12월, 시향 2004 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