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작

새만금방조제

김욱진 2010. 9. 19. 08:21

           새만금방조제

 

 

 

 

부안-군산 간 갈라놓은 바닷길

물위에 떠있는 만리장성 같다

바닷속으로 풍덩 뛰어든

길이 파도를 탄다 휜 허리 쭉 펴고

넘실넘실 달리는 백삼십 리 길

발 동동 구르다 곧추서면

홀로 저 밑둥 돌부리께 가 닿을까

행여, 투기꾼 냄새라도 풍기면 어쩌나

               갯벌에 살던 참소라라고 그럴까

 

아니다

모세의 기적!

 

어느새

파도는 쉼터가 되 버렸고

너울너울 걸터앉은 석양은

쉬어 쉬어 가자며 몸부림친다

바람쉼터 맞은 편 빨간 신호등 앞에서

급브레이크 밟은 갈매기들의 발가락

다 뭉개졌겠다

 

누가

화석처럼 굳어버린

나의 발바닥 떠받치고 있나

 

 

 

(2010 대구문학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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