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끼오!
벨을 누르고 분만실로 들어서자
임신중독증에 걸린 어미닭들
울음을 삼켰다, 속으로
달거리하고 싶은 날도 있었겠다
1촉 전구 불빛 새어나오는 양계장
무정란 한 판 사들고 급히 빠져나오는데
철창 갇힌 영계들의 눈빛 줄줄이 따라붙는다
오빠 하룻밤 묵어가세요
예전처럼
오빠랑 숨바꼭질하며
봄나들이 가고 싶어요
벼슬 바짝 세우고
토닥토닥거리며
마당 가 모이도 쪼아 먹고
담 너머 옆집 개 짖든 둥 마든 둥
우리 올라앉아
알 낳은 유세부리며
꼬끼오! 소리 맘껏 지르고 싶어요
온 세상 잠든 꼭두새벽
퇴근길 한 모퉁이서
나는
어느 미혼모가 건넨
연서를 읽으며
어린 것들 손 꼭 잡았다
(시인정신 2014 겨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