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승
구지 가는 버스로 갈아타기 위해
지하철 1호선 종착역인 대곡을 빠져나가려던 참
구순 쯤 되어 보이는 할아버지 한 분
지하 2층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서더니
B2 버튼을 꾹 누른다, 지금 머물고 있는
여기가 오직 이승일 뿐이라는 생각
금세 저승까지 번지고 번져
열린 문 스르르 닫혔다
할아버지 눈치 보며
이승에서 잠시 머뭇거리던 엘리베이터
침 한번 꿀꺽 삼키더니
저승도 마다않고 쏜살같이 달려갈 태세다
할아버지는 거듭 B2을 꾹꾹 눌렀다
닫힌 문이 열렸다 다시 닫혔다
이승에서 발 꽁꽁 묶인 엘리베이터
긴급호출 버튼에 빨간 불이 켜졌다
저승이 코앞에 닿은 그 할아버지
한 발짝 뒤로 물러서더니
환생하는 기차 어디서 타느냐고
내게 다급히 물었다
(2015대구문학 9, 10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