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한詩

동/이자규

김욱진 2015. 11. 10. 11:32

                    돌

                                         이자규

 

 

 

 

넌 하늘 난 땅, 아니 내가 하늘 너는 땅  

요철식의 체위 변경하는 바람을 석공이 받아 정으로 치면 칠수록 드러나는 오목과 볼록 무수히,

돌들의 짝짓기로 세워졌을 담벼락 

휘영청 속내를 미리 알아 고요가 경이를 앉히고 돌담에 왕사마귀 한 쌍이 달빛을 모시고  

평생 단 한 번 사랑을 위해 살아온 생명이고 등에 올라탄 수컷 머리부터 암놈의 포식은 시작되고

수컷의 머리가 다 먹힐 때까지 교미는 멈추지 않고 그 힘으로 산란을 끝낸 절정 최후의 암놈이고

빈 알집을 끌고 천천히 돌 속으로 기어가고 해 뜨지 않은 날의 저녁엔 만삭의 달이 뜨고  

그가 사라진 돌의 틈새가 폴폴 날린다 

눈 없고 귀 없는 돌담은 몸이 한층 커졌다  

생각의 뼈로 서서 무덤이고둥지인 대지의 표상, 돌은 세상의 부모 닮은 내력을 날개와 알 이전에

이미 알았을 터 

더욱 견고해진 돌은 교미를 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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