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몰 앞에서
유홍준
저 일몰 끝에
발목을 내려놓은 그가 앉아 있다
눈멀고 귀멀어 그는 아무리 소리쳐도 대답하지 않는다
그와 나는 시소 타는 사람 같고
해와 달 같아서
누가 먼저 궁둥이를 털고 일어나면 툭 떨어진다, 하늘 아래로 곤두박질친다
해와 달을
'시소 타는 남녀'라고 부를 수도 있겠다
- 시집『저녁의 슬하』(2011.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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