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한詩

누구나 아는 말/류경무

김욱진 2016. 5. 9. 11:39

   누구나 아는 말

     류경무



그 말에는

그 말의 냄새가 나지

오래 묵은 젓갈같이 새그러운


그것은 구걸의 한 양식

그것은 마치

몹시 배가 고플 때

내가 나에게 속삭이는 말과 비슷해서


그 말은

냄새의 한 장르이기도 한데


여름날  내가 바닷가에 누웠을 때

햇빛이 내게 오는 것과 비슷한 일이거나

피부가 알아들을 수 있는 속삭임 같기도 해


묻지 않아도 아는 건 아무도 묻지 않듯이

그게 어떤 냄새인지 누구나 알듯이


너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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