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조용한 혁명

전하라

김욱진 2016. 11. 9. 18:20

             전하라

 

 

비슬산 도성암

한 생 머물다 간 도성대사

나무로 되살아 편히 쉬고 계시네 

 

그 무릎 아래서

누구라도 공손히 법문 청하면

이백 오십 살은 족히 된 나무 한 그루

나마저 다 뭉그러뜨리고

이 몸은 무라, 무라

나, 무라 하시네

 

무소식이 희소식

입방아 찧던 매미 한 마리

홀연, 나무에 옷 한 벌 벗어둔 채

어디론가 훌훌 떠났네

 

하안거

산림山林* 밑천 들통 난 조실

스님도 나무 옷 걸쳐 입고 

도로 나무로 돌아가셨네

도로 나무아미타불

전하라 하셨네

 

*산림山林 : 출가 승려의 수행과 거주가 이루어지는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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