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오* 대선사
돌아가신 부처님 생각만 하면
욕심 버리라는 말씀 제일 먼저 떠오른다
수도암 법당 들어서면
욕심 한 덩어리 푹 도려내 부처님 드리고
참다운 공양구인 양 두 손 척 벌린다
그러면 부처님은
어물쩍 숨겨버린 내 욕심
마저 손바닥에다 올려놓고
되돌려줄듯 말듯 빙시레 웃으신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그러신다
사람들 버리고 간 욕심 다 주워 담아
혼자 꿀꺽 삼켜버리는 부처님
*진오(眞悟) : 1992년 비슬산 유가사 수도암에서 입적하신 비구니계 큰 선승으로,
진신사리 백여 과가 나왔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