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조용한 혁명

모처럼

김욱진 2016. 11. 9. 18:27

      모처럼

  

추어탕에 밥 말아먹다

혀를 깨물었다  

모처럼 걸려든 미꾸라지

잽싸게 그물망 빠져나가고

방생하며 돌아다니는

혓바닥만 물컹 씹어버렸다

입천장 착 달라붙은 미꾸라지 한 마리

내 피까지 질금질금 빨아먹으며

면벽 수행 중이다

겁 많기로 소문난 그놈

혼자인 척하면서

온갖 잡동사니 다 데려와 입질하는

혓바닥 한 모퉁이 숨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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