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조용한 혁명

줄탁啐啄

김욱진 2016. 11. 9. 18:30

              줄탁啐啄

 

나는 씨줄과 날줄 사이 태어난 줄이었다

그런 줄도 모르고

이 줄 가서 기웃, 저 줄 가서 기웃

줄 괴고 널뛰며 돌아다니다 

배배 꼬인 줄 하나, 툭 터져

길바닥 축 늘어져 누웠다

어미닭이 울었다, 홰치며

하늘 부둥켜안고 울었다

묵은 빚 독촉하듯

줄 잡아당기는 하늘

식은 밥 한 술 푹 떠먹었다

헐렁해진 줄 틈새로

줄타기하며 지나가는

바람의 웃음소리 들렸다

임진년 끝자락

둥지 한 구석에서 

빈 껍질 쪼아대는

안과 밖

 

'♧...참, 조용한 혁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저리다  (0) 2016.11.09
연등  (0) 2016.11.09
하루살이  (0) 2016.11.09
모처럼  (0) 2016.11.09
숨바꼭질  (0) 2016.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