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조용한 혁명

삽살개는 알고 있다

김욱진 2016. 11. 9. 18:35

          삽살개는 알고 있다

   

 

헌옷가지 하나라도 돈 내고 버려야 하는 세상

누군가 폐휴지 더미 속에다

음식물 쓰레기 몰래 버리고 갔다

마음쓰레기 분리수거하는 CCTV  

난감한 표정 지으며 헛구역질하는 오후

기똥차게 냄새 맡은 삽살개 한 마리  

주인을 만난 듯 꼬리 살랑살랑 흔들며 

비닐봉지 주둥이 들이밀고

남겨둔 찌꺼기 싹싹 핥아먹는다  

허기진 아파트 경비원 아저씨 눈치 보며

뒷걸음치는 개 졸졸 따라가  

마음쓰레기 버린 집 동 호수 밝혀낸 CCTV 뉴스는

입소문을 통해 삽시간에 온 동네 퍼졌다 

삽살개 심사가 참 복잡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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