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조용한 혁명

동백섬

김욱진 2016. 11. 9. 19:05

              동백섬

 

 

유람선을 타자마자 허기진 배가 출렁인다

새우깡 한 봉지를 샀다

갑판 가 바짝 붙어 서서

깡마른 새우 몇 마리 방생하고

먹잇감 찾아 발품 팔며 따라오는 갈매기들 입에다

소주 한 모금 적신 새우깡 건넨다

황금 새우 어장이 되어버린 바다

술 취한 갈매기가 파도처럼 울렁거리며

나랑 자꾸 건배하잖다 

꼬랑지 살랑살랑 흔들어대는 새우 앞에서

사족을 못 쓰는 부산 갈매기

뱃속엔 새우 알만 가득 슬겠다

봄나들이 온 동백꽃 아가씨 얼굴을 붉힌다

 

 

'♧...참, 조용한 혁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날은 갔다   (0) 2016.11.09
벚꽃, 옷 벗다  (0) 2016.11.09
밀월여행  (0) 2016.11.09
한지 체험  (0) 2016.11.09
사소한, 사소하지 않은  (0) 2016.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