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조용한 혁명

한지 체험

김욱진 2016. 11. 9. 19:03

         한지 체험

 

 

안동 하회 가는 길에 한지마을 들렸지요

어릴 적 딱, 부러지는 닥나무 꺾어

칼싸움 놀이하던 추억 떠올랐지요 

그놈의 칼 껍데기

이토록 위대한 업적 남기고 간 줄 몰랐지요

거죽이 좀 거무죽죽해서 

그저 칼싸움이나 하다가 버리는

부지깽이 정도로 여겼지요  

껍질 속은 얼마나 희고 부드럽던지요

천 년 바람 스쳐 지나도록 

한결 같은 마음 구기지 않고 살았다지요 

그러니 벽창호 같은 양반들도 

붓질놀음에 홀딱 반했다지요

퇴계 율곡 세종대왕 신사임당 얼굴 그려진

돈이라는 돈은 다 그놈의 분신이지요

닥죽 한 장 딱 떠서 앞뒤좌우로 흔드니

문풍지 우는 소리 정겹게 들려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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