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 체험
안동 하회 가는 길에 한지마을 들렸지요
어릴 적 딱, 부러지는 닥나무 꺾어
칼싸움 놀이하던 추억 떠올랐지요
그놈의 칼 껍데기
이토록 위대한 업적 남기고 간 줄 몰랐지요
거죽이 좀 거무죽죽해서
그저 칼싸움이나 하다가 버리는
부지깽이 정도로 여겼지요
껍질 속은 얼마나 희고 부드럽던지요
천 년 바람 스쳐 지나도록
한결 같은 마음 구기지 않고 살았다지요
그러니 벽창호 같은 양반들도
붓질놀음에 홀딱 반했다지요
퇴계 율곡 세종대왕 신사임당 얼굴 그려진
돈이라는 돈은 다 그놈의 분신이지요
닥죽 한 장 딱 떠서 앞뒤좌우로 흔드니
문풍지 우는 소리 정겹게 들려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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