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벅, 절하는 섬
먼 나라 얘기처럼 까마득하다
남태평양 섬나라 피지 한 초등학교로
일 년간 파견 근무하러 간 딸내미
매일 아침 꼬박꼬박 저금하듯
카톡으로 꾸벅, 절하고 출근한다
함께 살 땐
세뱃돈 거들먹거리며
설날에나 겨우 한 번 엎드려 받던 절
공짜로 톡톡 받아먹으니
날마다 고소하기도 하고
가끔은 내가 고스란히 떠안을 빚 같기도 해서
나도 꾸벅, 따라 해보는데
'꾸벅'이 뒤엉켜 '버꾹'으로 날아가
뻐꾹, 하고 절할 때도 있다
그러면 금세 ㅋㅋ
맛깔스런 망고 파파야 구아바 두리안
바리바리 실어 보낸다, 덤으로
바다 한가운데 홀로
땅 짚고 물구나무 서있는 섬
사진 한 장
눈요기만 해도 배가 부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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