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조용한 혁명

아직도 이상화가 살아있더구만

김욱진 2016. 11. 9. 19:30

     아직도 이상화가 살아있더구만

  

 

수성못 둑을 돌다

이상화 시비 앞에서

우연히 시비 붙은 영감들 얘기 받아 적는다

아직도 이상화가 살아있더구만

계산 성당 옆 골목길로 몇 걸음 들어서면  

오래된 집 한 채 있는디

이상화가 그 집에 살고 있더구만 

부엌에 가마솥 하나 걸렸고

마당엔 목마른 사람들 마중물 할

시비가 촘촘히 서있더구만

막걸리 걸쭉하게 마시고 갔던 그날

울컥,

빼앗긴 들판 펌프질하는 사이  

영감은 수성못 둑에 와 있었구만

내가 헛것을 보았나

멀찌감치서 영감들 얘기 엿들은 물오리 떼 

그 영감 등에 업고

기우뚱 기우뚱 인공 섬으로 돌아간다

까치집 불빛 은은하게 새어나오는

수성못 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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