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박용래
고은
술 먹은 박용래가
대전 유성온천 냇둑
술 먹은 고은에게 물었다
은이 자네는
저 냇물이 다 술이기 바라지? 공연스레 호방하지?
나는 안 그려
나는 저 냇물이 그냥 냇물이기를 바라고
술이 그냥 술이기를 바라네
고은이 킬킬 웃어대며
냇물에 돌 한 개를 던졌다
물은 말 없고
그 대신 냇둑의 새가
화를 내며 날아갔다
박용래가 울었다 안주 없이 먹은 술을 토했다
괜히 새를 쫓았다고 화를 냈다
은이는 나뻐
은이는 나뻐
박용래가 울었다 고은은 앞서가며 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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