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한詩

滴-비꽃/김신용

김욱진 2017. 7. 14. 11:23

                   -비꽃

                              김신용

  

 

물방울도 꽃을 피운다

비꽃이다

빗방울이 유리창에 부딪쳤을 때, 문득 손등에 떨어졌을 때

거기 맺히는 물의 꽃잎들

무채색이지만, ‘비꽃을 보는 눈은 탄성으로 물든다

그런 꽃이 있는지도 몰랐던, 발견에의 기쁨.

비꽃이 우리에게 건네주는

꽃 한 송이다

오늘, 이 꽃을 누구에게 건네줄까?

상상하는 순간의

이 번짐.

  

 —《시와 경계》2017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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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용 / 1945년 부산 출생. 1988년《현대시사상》으로 등단. 시집『개 같은 날들의 기록』『몽유 속을 걷다』『바자울에 기대다』『환상통』『도장골 시편』『잉어』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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