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박소유
마흔에 혼자 된 친구는 목동에 산다
전화할 때마다 교회 간다고 해서
연애나 하지, 낄낄거리며 농담을 주고받다가
목소리에 묻어나는 생기를 느끼며
아, 사랑하고 있구나 짐작만 했다
전어를 떼로 먹어도 우리는 더 이상 반짝이지 않고
단풍잎 아무리 떨어져도 얼굴 붉어지지 않는데
그 먼 곳에 있는 너를 어떻게 알고 찾아 갔으니
사랑은 참, 눈도 밝다
―시집『어두워서 좋은 지금』(천년의시작,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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