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꽃
박미란
내 마음 부서진 문짝이었을 때
실뿌리처럼
구석구석 너는 파고들었다
매운 성질을 달래며
우리 한판 뜨겁게 어울려보자
얼굴은 보이지 말고
두 손의 갈등은 깨끗하게 감추고
망할 놈의 감정 따윈
숭숭 썰어
쓸모없는 화단에 던져버리고
그쪽은 쳐다보지도, 생각하지도 말자
외따로이 떨어져
희미하게 웃으며 독한 냄새를 풍기고 있다
거기 밖에 버릴 데가 없었다고
미안하다는 말, 밀어 올리지 못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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