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한詩

오징어 / 문인수

김욱진 2019. 11. 2. 17:48

 오징어    

  문인수

  

   1

   억누르고 누른 것이 마른 오징어다.

   핏기 싹, 가신 것이 마른 오징어다.

   냅다, 불 위에 눕는 것이 마른 오징어다.

 

   몸을 비트는,

   바닥을 짚고 이는 힘.

 

   총궐기다,

   하다못해 욕설이다.

 

   2

   무수한 가닥으로 너를 찢어 발기지만, 잘게

   씹어 삼키지만,

   너는, 시간의 질긴 근육이었다.

 

   ……너는, 너의 푸른 바다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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