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의 말
이기철
함께 가고 싶어서,
낮게 살고 싶어서,
서로 손 잡고 싶어서,
저들만 아는 귀엣말을 속삭이고 싶어서,
바스락 소리도 음악으로 만들고 싶어서,
추위 오기 전에 서로 이불이 되어주고 싶어서,
바람이 불면 팔짱을 끼고 혹한을 견디고 싶어서,
내년 봄까진 알몸의 한 가족이 되고 싶어서,
부둥켜안고 섣달 정월을 이기고 싶어서,
공중은 외로워서,
땅으로 내린다.
낙엽.
(『시See』2019년 2월호)
'♧...참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거리두기 / 심강우 (0) | 2020.03.26 |
---|---|
어깨너머라는 말은 / 박지웅 (0) | 2020.01.16 |
자식과 부모 사이 / 고창영 (0) | 2020.01.07 |
아무 일 없는 것처럼 / 박금선 (0) | 2020.01.02 |
의자 / 이정록 (0) | 2019.1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