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시
산중문답
비슬산 문필봉 앞머리만 들어서면
구름도 운을 떼고
날아가는 새들도 지저귀는데
글께나 쓰고 읽었다는 나는
말 한 마디 못 붙이고
멀뚱멀뚱 먼 산 젖가슴만 쳐다보네
허허 참, 소쩍새는 날 보고
붉게, 붉게 붓질하는 참꽃
낙관이라도 하나
콕, 찍어 가라 그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