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마루*
거센 파도를 타고 떠나 봐
치솟은 물결 꼭대기에 서 보면
온 세상이 한 눈에 다 보일 거야
정상회담장 가는 길섶
팔손이 마중 나와 악수 청하며
어느 별에서 왔느냐고 묻는다
마루 밑에 볕 들 날 있다는 듯
생인손 앓는 여덟 손바닥 떡 벌린다
텅 빈 그늘 사이로
짓무른 손금 엉금엉금 기어 나온다
여기,
얽히고설킨 걱정보따리 다 풀어놓고
동백섬 마주하고 앉은
새 한 마리
*누리나루 : 세상의 정상이란 의미로 2005년 APEC정상회담이 열린 곳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