횟집에서
거친 세파에 떠밀려온 바닷물고기들이
깜빡거리는 꼬마전구 불빛 아래서
수중발레하듯 원을 그리며
뽀글뽀글 어리광부리고 있다
수족관 밖에서 군침 흘리며 넘다보는
길손들의 어깨 부딪는 소리
그런 사실도 모른 채
서로 마주보며 윙크하는 숭어 두 마리
누군가의 손아귀에 덥석, 낚아채이고 만다
광어 등에 지느러미 곧추세운 파도는
어느 새 갈앉고
섬과 섬 사이로 가득 차오른
술잔만 흥겹게 출렁거린다
뱃고동소리하나 들리지 않는
도심의 어느 횟집 한구석에서
만선의 노櫓를 젓듯
통통배 가로 빙 둘러앉은 웃음소리
그 웃음소리 안주삼아
숭어도 광어도 연신
소주를 되받아마신다
덤으로 사는 세상
빙글빙글 돌아가는
(2010 두레문학 하반기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