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 울고 있다
풍기문란 죄로 족쇄를 찼다
타고난 S라인 몸매를
보여준 죄밖에 없는데,
야한 허리 끌어안고 빙빙 돌 때마다
살랑살랑 꼬리 흔든
네 탓이라고 덮어씌운다
물길 따라 흘러온 운명
에라, 모르겠다
덤프트럭 기사가 던져준
담배꽁초 뻐끔뻐끔 빨아 당기며
파놓은 함정 속으로 빠져든다
속을 풀어헤친 모래들이
얼붙은 땅바닥에 나앉아 통곡한다
머잖아
피눈물 고인 항아리 안에서
벙어리 된 물고기들 제 가슴 칠 것이다
(문예감성 2011 봄 여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