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강변
바람이 분다
강 한복판 일렬로 죽 늘어선 물결
뒤뚱뒤뚱 몸부림친다
청둥오리 수 천 마리
한꺼번에 물 위로 둥둥 떠올랐다 사라지고
물수제비 떠가듯 연이어 뒤따라오는
저 행렬 좀 봐라
물빛 사이로 담방담방 떠올랐다 사라지는
해질녘
금호강변 둘레길 걷다
텅 빈 나뭇가지 와 앉은
이름 모를 새 한 마리와
무심결에 바라보았다
거꾸로 거슬러 올라오는
마파람에
강물은 그냥
오리발 내밀며
물오리가 되었다
그런 줄도 모르고
오가는 사람들은
강물에 물오리 한 마리 없다고
투덜거리며 지나갔다
-2021 시인부락 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