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작

금호강변

김욱진 2021. 3. 10. 22:42

금호강변

 

 

바람이 분다

강 한복판 일렬로 죽 늘어선 물결

뒤뚱뒤뚱 몸부림친다

 

청둥오리 수 천 마리

한꺼번에 물 위로 둥둥 떠올랐다 사라지고

물수제비 떠가듯 연이어 뒤따라오는

저 행렬 좀 봐라

물빛 사이로 담방담방 떠올랐다 사라지는

 

해질녘

금호강변 둘레길 걷다

텅 빈 나뭇가지 와 앉은

이름 모를 새 한 마리와

무심결에 바라보았다

 

거꾸로 거슬러 올라오는

마파람에

강물은 그냥

오리발 내밀며

물오리가 되었다

 

그런 줄도 모르고

오가는 사람들은

강물에 물오리 한 마리 없다고

투덜거리며 지나갔다

 

-2021 시인부락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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