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유홍준
벙어리가 어린 딸에게
종달새를 먹인다
어린 딸이 마루 끝에 앉아
종달새를 먹는다
조잘조잘 먹는다
까딱까딱 먹는다
벙어리의 어린 딸이 살구나무 위에 올라앉아
지저귀고 있다 조잘거리고 있다
벙어리가 다시 어린 딸에게 종달새를 먹인다
어린 딸이 마루 끝에 걸터앉아 다시 종달새를 먹는다
보리밭 위로 날아가는
어린 딸을
밀짚모자 쓴 벙어리가 고개 한껏 쳐들어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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