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한詩

국수가 먹고 싶다 / 이상국

김욱진 2023. 7. 12. 17:06

국수가 먹고 싶다

이상국

 

 

사는 일은

밥처럼 물리지 않는 것이라지만

때로는 허름한 식당에서

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 주는

국수가 먹고 싶다

 

삶의 모서리에 마음을 다치고

길거리에 나서면

고향 장거리 길로

소 팔고 돌아오듯

뒷모습이 허전한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 싶다

 

세상은 잔칫집 같아도

어느 곳에선가

늘 울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

 

마음의 문들은 닫히고

어둠이 허기 같은 저녁

눈물 자국 때문에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 싶다.

'♧...참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사람 자살 사건 / 최승호  (0) 2023.07.14
공부 / 김사인  (0) 2023.07.12
새의 집 / 이규리  (0) 2023.06.24
정오의 聖所 / 강문숙  (0) 2023.05.26
지금 물의 기분은 최상입니다 / 마경덕  (0) 2023.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