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법문
김욱진
봄은 봄이로다.
그 한 마디에
확철대오한 벚나무
한 소식 했다는 소문을 듣고
전국 각처 운수납자들이 모여들었다
경주 불국사
동안거 한 철 나고 간 해와 달과 별
그리고
무수히 스쳐지나간 물소리 바람소리 새소리
도반 삼아 벗 삼아, 나
무의 눈을 뜨고
꽃 활짝 피웠다
여기, 지금, 나는
꽃도 아니요, 나무도 아니요
머물되 머문 바 없이 머물고 있는 나
무로 왔다 무로 돌아가는 벗, 아니 벚
꽃이여, 나무여
누가 단박에, 나
무의 봄을 봄 아닌 봄으로 읽고 가려나, 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