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2
-비슬산7
그도 나처럼 혼자인 것 같아
가만 다가가 보니
정겹게 마주선 채
환히 웃고 있는
수도암* 은행나무 노부부
외곬으로 행랑채 지키며
백년을 하루같이
거북바위 곁에서
주렁주렁 아들 낳고 딸 낳고
천년을 하루같이 살고 있네
나에게 속지 말라고 되뇌셨던
성철 큰스님의 말씀처럼
알알이 토해내는 그대는
금빛 아사리*
저녁 공양을 마친
노승의 그림자 밟으며
탑돌이하는 고양이 눈빛마저
영롱하다
*수도암 : 대구시 달성군 유가면에 소재한 유가사의 부속 암자
*아사리 : 스승이 될만한 승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