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한詩

[스크랩] 숨은 산/이성선

김욱진 2011. 10. 15. 20:54

           숨은 산

           ㅡ山詩.33

 

                     이 성 선

 

땅 바닥에 떨어진

잎사귀를 주워들다가

 

그 밑에 작게

고인 물속

 

산이 숨어 있는 모습

보았다

 

낙엽 속에

숨은 산

 

잎사귀 하나가

우주 전체를

가렸구나

 

 

         밥 세끼 먹고도 

          ㅡ山詩.16

 

                                    이 성 선  

 

밥 세 끼 먹고도 

우리는 왜 이리 할 일이 많은가

 

산에 사는 것들은

제 나무 열매 멀리 던지고

겨울에는 옷을 벗어

뿌리를 덮고

 

새들은 찬 바람

허공의 하늘에다

마른 죽지를 묻어

붉은 노을을 이불로 덮어쓴다

 

저녁 어스름의저녁 어스름의

수묵빛 꿈을 꾼다

 

<이성선 시집: 산시山詩 >        <시와 시학사>

 

  

   

출처 : 함께하는 시인들 The Poet`s Garden
글쓴이 : 김금자 원글보기
메모 :

'♧...참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역/한성기  (0) 2011.10.28
오, 따뜻함이여/정현종   (0) 2011.10.24
어머니의 그륵/정일근  (0) 2011.10.15
깔깔거리는 꽃밭/김륭  (0) 2011.09.11
도다리를 먹으며/김광규  (0) 2011.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