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산
ㅡ山詩.33
이 성 선
땅 바닥에 떨어진
잎사귀를 주워들다가
그 밑에 작게
고인 물속
산이 숨어 있는 모습
보았다
낙엽 속에
숨은 산
잎사귀 하나가
우주 전체를
가렸구나
밥 세끼 먹고도
ㅡ山詩.16
이 성 선
밥 세 끼 먹고도
우리는 왜 이리 할 일이 많은가
산에 사는 것들은
제 나무 열매 멀리 던지고
겨울에는 옷을 벗어
뿌리를 덮고
새들은 찬 바람
허공의 하늘에다
마른 죽지를 묻어
붉은 노을을 이불로 덮어쓴다
저녁 어스름의저녁 어스름의
수묵빛 꿈을 꾼다
<이성선 시집: 산시山詩 > <시와 시학사>
출처 : 함께하는 시인들 The Poet`s Garden
글쓴이 : 김금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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