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포늪 가시연꽃에게 듣다
쪽배에 응급환자 태우고
우포늪 한가운데 부려놓는다
원장님은 없소
연잎에 앉은 왕눈이
멀뚱멀뚱 방석을 권한다
어디가 불편해서 여기까지 왔소
토사곽란이 말이 아니요
숨이 멎을 것 같소
날로 먹은 참붕어가 말썽부린 같소
좋은 방편이 없겠소
그러시면
가시밭으로 조심해서 들어와
가시연밥 속에 든 씨앗을 달여
하루 이틀 드셔요
사지가 뻣뻣해지는 병에도 효험이 있소
시간의 지층을 밝히던 꽃숭어리
꺾인 빈 늪
개구리밥만 졸고 있다는데,
* 가시연꽃 열매를 가시연밥이라 하는데, 한방에서는 그 열매 속에
든 씨앗으로 설사를 멎게 하고 허리와 무릎 저림을 치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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