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채널

우포늪 가시연꽃에게 듣다

김욱진 2013. 10. 17. 20:26

 우포늪 가시연꽃에게 듣다

 

 

쪽배에 응급환자 태우고

우포늪 한가운데 부려놓는다

원장님은 없소

연잎에 앉은 왕눈이

멀뚱멀뚱 방석을 권한다

어디가 불편해서 여기까지 왔소

토사곽란이 말이 아니요

숨이 멎을 것 같소

날로 먹은 참붕어가 말썽부린 같소

좋은 방편이 없겠소

그러시면

가시밭으로 조심해서 들어와

가시연밥 속에 든 씨앗을 달여

하루 이틀 드셔요

사지가 뻣뻣해지는 병에도 효험이 있소

시간의 지층을 밝히던 꽃숭어리

꺾인 빈 늪

개구리밥만 졸고 있다는데,

 

* 가시연꽃 열매를 가시연밥이라 하는데, 한방에서는 그 열매 속에

   든 씨앗으로 설사를 멎게 하고 허리와 무릎 저림을 치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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