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우포늪
떠날 채비 서두르라는 푸른 함성이 온 늪에 깔린다
칼바람에도 서걱서걱 오만을 떨던 갈대가 입덧 같은 울렁증으로 비틀거린다
언덕배기 서서 정신을 놓아버린 왕버들은
아무런 영문도 모른 채 눈 버쩍 뜬다
제 팔다리로 흐르는 물소리에 버둥대는 낡은 생각들
어디로, 어디로 숨겨야 할까?
더 채워야 할 것이 남았는지 철새들 날개 짓은 굼뜨기만 하다
물러선다는 것이
밀려나는 것보다 어렵다는 것일까
문득, 내 발밑에서 낄낄거리는 자운영 웃음소리
혁명일까
쿠데타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