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장
어딜 가나 우린 따돌림 당해요
사막의 낙타 발자국처럼
바람 한 점 스치면 다 묻혀버릴
눈엣가시 품고 사는 일 죄스럽지요
자존심 건드리면 찔려요
우리도 한국말 다 알아 듣는다고요
나는 모잠비크서 온 아악무라고 해요
이를테면, 새 한국인인 셈이죠
취미와 특기는 노래와 춤이고요
짝꿍인 아르헨티나 꽃기린은
제 고향 노래만 들려줘도
웃음꽃 피워주고 그래요
목기린이 소개시켜 준
멕시코 아이들의 한국 이름 한번 불러보세요
금끈, 백섬, 길상천에게
바짝 다가서려다 뒷걸음치며
빠져나오는 수목원 선인장 온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