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채널

2009, 유가들녘

김욱진 2013. 10. 17. 21:08

         2009, 유가들녘

 

 

설마 했던 논두렁이 다 뭉그러졌다

 

‘난, 여기가 산 좋고 물 좋은 땅인 줄만 알고

여태 살았는디, 터가 쌔긴 쌘가벼

요즘 들어 잠이 통 오질 안능걸 보만

테크노란 놈이 뭔디, 온 논바닥 다 까발리고

늙은 것들 맘 요토록 찢어놓는 겨’

들판은 온통 혁명의 도가니다

투기 맛을 본 철새들은

약삭빠르게 어디론가 훌쩍 떠나버렸다

여기저기 꽂힌 붉은 깃발 눈치 보며

간간이 찾아오던 두루미 떼마저

발걸음 뚝 끊겼다

 

21세기 최첨단 옷 갈아입는

유가 들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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