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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201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 아버지의 발화점 / 정창준

201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아버지의 발화점 / 정창준 바람은 언제나 가장 허름한 부위를 파고 들었고 그래서 우리의 세입은 더 부끄러웠다. 종일 담배 냄새를 묻히고 돌아다니다 귀가한 아버지의 몸에서 기름 냄새가 났다. 여름 밤의 잠은 퉁퉁 불은 소면처럼 툭툭 끊어졌고 물묻은 몸은 울음의 ..

[스크랩] 2011년 매일신문 시 당선작 - 1770호 소녀 /우광훈

2011년 매일신문 시 당선작 1770호 소녀 우광훈 꿈꾸듯, 한 편의 오래된 우화(寓話)가 소녀의 동공 깊숙이 스며든다. 소녀는 과묵하고 비밀스런 눈빛으로 책장만을 넘겨댄다. 별이 뜨고, 소녀는 마을 어귀 파피루스 숲 사이를 미끄러지듯 빠져나와, 광활하고 황량한 사막이 있는, 때론 우아하고 권위적인 ..

[스크랩] 2011년 부산일보 시 당선작 - 나무의 문 / 김후인

2011년 부산일보 시 당선작 - 김후인(본명 김혜숙) 나무의 문 김후인 몇 층의 구름이 바람을 몰고 간다 그 몇 층 사이 긴 장마와 연기가 접혀 있을 것 같다 바람이 층 사이에 머무르는 種들이 많다 發芽라는 말 옆에 온갖 씨앗을 묻어 둔다 여름, 후드득 소리 나는 것들을 씨앗이라고 말해본다 나는 조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