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
류근
하늘이 함부로 죽지 않는 것은
아직 다 자라지 않은 별들이
제 품 안에 꽃피고 있기 때문이다
죽음조차 제 품 안에서 평화롭기 때문이다
보아라, 하늘조차 제가 낳은 것들을 위해
늙은 목숨 끊지 못하고 고달픈 생애를 이어간다
하늘에게서 배우자
하늘이라고 왜 아프고 서러운 일 없겠느냐
어찌 절망의 문턱이 없겠느냐
그래도 끝까지 살아보자고
살아보자고 몸을 일으키는
저 굳센 하늘 아래 별이 살고 사람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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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 ‘삼류 트로트 통속 야매 연애시인’이다. 엎어지고 깨진 연애가 많았던가, 특히 그의 연애시는 감미롭고 읽을 만하다. 그도 풍비박산(風飛雹散)을 겪고 풍찬노숙(風餐露宿)하며 동가식서가숙(東家食西家宿)하던 시절이 있었다. 태어난 것을 자책하며 죽을 생각에 매달리던 그에게 용기를 준 건 하늘이다. 게으름이나 딴청 피울 줄 모른 채 여여(如如)한 하늘을 배우자고 청유한다. 하늘이라고 왜 아프고 서러운 일 없겠느냐고, 어찌 절망의 문턱이 없겠느냐고. 저 굳센 하늘을 보며 끝까지 살아보자고!
장석주(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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