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작

나 먹다

김욱진 2015. 12. 21. 08:18

                나 먹다

 

 

 

버릇없이

나도 아닌 것이

나처럼 달라붙어

나를 먹는 놈

곰살갑게 굴 때는 귀엽더니

이제는 나를 먹잇감으로 넘보기까지     

그렇다고 모르는 척하기도 뭐하고

붙잡아 둘 수도 없는 

먹어도 먹어도

배부르지 않은 나 

이는, 약일까 독일까

더부살이하는 나를 향해  

절박한 심정으로 물어본다

나 먹는다는 건

꼭꼭 숨은 나를 찾는 일

때로는   

깜빡깜빡 까먹고

나도 모르게 헛구역질하는

그놈의 나는 대체 누구인가 

 

        (2015대구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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