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빨
바람 잘날 없이 잔병치레 잦은 아들놈
그저 몸이나 성케 해달라고
명당이라는 명당 다 찾아다니며
자나 깨나 합장하고 엎드려 절만 하시던 어머니
명당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으셨는지
해만 뜨면 비슬산 문필봉 빤히 내려다보는
양리 한 복판 경로당 가서 기웃거리십니다
팔순 반고개 훌쩍 넘어서야
기도빨 제대로 받으시는지
경로당 고스톱 판만 벌어지면
명당자리 차고앉아
싸 붙인 똥은 문경댁이 다 주워 먹는다네요
그 끗발로 한 푼 두 푼 노잣돈 모으시는 어머니
밤마다 십 원짜리 동전 세는 재미 솔솔하시답니다
(2015사람의 문학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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