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시국

꿀밤을 맞았다

김욱진 2020. 11. 8. 21:06

꿀밤을 맞았다

 

 

소슬바람 부는 참나무 아래서

꿀밤을 줍다

꿀밤을 맞았다

 

우연히 다람쥐와 눈 딱 마주쳤다

놀란 듯

반가운 듯

 

나는 다람쥐 몰래

꿀밤을 연신 호주머니에 주워 넣었고

다람쥐는 나 몰래

호비작호비작 그걸 땅속에 파묻었다

 

그 이듬해 봄

무심코 참나무 아래 가봤더니

야린 참나무 새순들이

키 재기 하며

쏙쏙 올라오고 있지 뭔가

 

다람쥐는, 참

나무 주인 노릇 톡톡

 

나는, 헐

이순에 꿀밤 맞을 짓만 잘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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