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게 지게 가랑이 쩍 벌리고 가파른 언덕배기 홀로서는 법 네게 배웠지 저보다 무거운 짐 걸머지고 가볍게 버티는 법 네게 배웠지 바람 불어 휘청거리는 날 지겟작대기 곧추세우고 세 발로 걸어가는 법 무심코 알게 되었지 짧은시 2022.04.28
전철 안에서 전철 안에서 여든 살은 족히 된 할머니 한 분 꼬부랑 허리 지팡이 삼아 긴 동굴 속 걸어 들어와 무덤자리 찾은 듯 노약석에 기대서서 눈 감으신다 영정 사진 한 장 맞은 편 유리창에 걸렸다 한 송이 저승꽃 앞에서 일제히 고개 숙인 문상객들 떼무덤을 판다 짧은시 2022.04.28
참, 조용한 혁명 참, 조용한 혁명 거짓과 혼돈이 난무하는 세상, 참 꽃으로 뿌리내린 비슬산 사월의 민심은 아래서부터 위로 붉게 붉게 번져 천심을 사로잡았다 보이지 않는 손들의 참, 조용한 혁명이다 짧은시 2022.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