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山門)에 기대어/송수권 산문(山門)에 기대어 송수권 누이야 가을 산 그리메에 빠진 눈썹 두어 낱을 지금도 살아서 보는가 정정(淨淨)한 눈물 돌로 눌러 죽이고 그 눈물 끝을 따라가면 즈믄 밤의 강이 일어서던 것을 그 강물 깊이깊이 가라앉은 고뇌의 말씀들 돌로 살아서 반짝여 오던 것을 더러는 물 속에서 튀는 물고기같이 .. ♧...참한詩 2010.11.09
모퉁이/안도현 모퉁이 안도현 모퉁이가 없다면 그리운 게 뭐가 있겠어 비행기 활주로, 고속도로, 그리고 모든 막대기들과 모퉁이 없는 남자들만 있다면 뭐가 그립기나 하겠어 모퉁이가 없다면 계집애들의 고무줄 끊고 숨을 일도 없었겠지 빨간 사과처럼 팔딱이는 심장을 쓸어내릴 일도 없었을 테고 하굣길에 그 계.. ♧...참한詩 2010.11.09
구름과 바람의 길/이성선 구름과 바람의 길 이성선 실수는 삶을 쓸쓸하게 한다. 실패는 생生 전부를 외롭게 한다. 구름은 늘 실수하고 바람은 언제나 실패한다. 나는 구름과 바람의 길을 걷는다. 물 속을 들여다보면 구름은 항상 쓸쓸히 아름답고 바람은 온 밤을 갈대와 울며 지샌다. 누구도 돌아보지 않는 길 구름과 바람의 길.. ♧...참한詩 2010.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