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신경림 나무 신경림 나무를 길러본 사람만이 안다 반듯하게 잘 자란 나무는 제대로 열매를 맺지 못한다는 것을 너무 잘나고 큰 나무는 제 치레하느라 오히려 좋은 열매를 갖지 못한다는 것을 한 군데쯤 부러졌거나 가지를 친 나무에 또는 못나고 볼품없이 자란 나무에 보다 실하고 단단한 열매.. ♧...참한詩 2010.07.04
나는 바퀴를 보면 안 굴리고 싶어진다 /김기택 나는 바퀴를 보면 안 굴리고 싶어진다 김기택 하루 종일 내가 한 일은 바퀴 굴린 일 할 일 없는 무거운 엉덩이를 올려놓고 무늬가 다 닳도록 바퀴나 굴린 일 미안하다 무슨 대단한 일이나 있는 줄 알고 시키는 대로 좆 빠지게 돈 바퀴들에게 뜨겁고 빵빵한 바퀴 속에서 터지지도 못하고 무작정 돈 둥근 .. ♧...참한詩 2010.07.04
누에보살 누에보살 뽕잎 공양을 하고 첫잠 든 개미누에 어둠의 동굴에 누워 윤회법문을 한다 이승저승 오고감은 한낱 성긴 발 위에서 몸 한번 바꾸는 일 알에서 깨어나 넉 잠을 자고 묵묵히 섶으로, 섶으로 기어올라 집 한 채 지었다 부서질 몸 그 몸속에서 진신사리 같은 비단실 자아내며 훨훨 성자의 반열에 .. 카테고리 없음 2010.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