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채널

연

김욱진 2013. 10. 17. 22:23

                  

 

 

눈 내린 수목원 한 모퉁이서

연과 바람이 맞선을 본다

연지곤지 찍고 첫선 보러 나온 연

수줍은 듯

몸 배시시 꼬며 어쩔 줄 모른다

금세 바람의 눈빛이 풀린다

휘감긴 전생의 실타래 풀리듯

그녀 치맛자락이 펄럭인다

갈수록 팽팽해지는 연줄

행여, 새라도 한 마리 날아 앉아

허기진 줄 쪼아대면 어쩌나

이승서 몰래한 사랑

연줄 끊어지면 어쩌나

저 산 너머

텅 빈 솔가지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을

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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