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의 聖者 고요의 聖者 -벙어리 우주의 소릴 눈으로 듣고 말하는 깊게 잠든 그의 귀와 입은 묵묵부답 우뢰 같은 소리 귓전을 휘갈겨도 잠잠하기만 한 눈빛 하나로 온 세상을 벗하는 고요의 성자 텅 비어버린 그의 입과 귀는 내생을 염念하고 온몸 가득 뿌리내린 그의 눈은 숫제 선정禪定에 들다 (시문학 2004년 3월.. ♧...발표작 2010.05.23
공룡, 발자국 공룡, 발자국 -상족암에서 누가 이토록 뜨겁게 살다 갔나 외진 바닷가 한 모퉁이 망사 같은 잔솔가지 살몃 걸치고 알몸으로 길게 드러누운 병풍바위는 아직도 수 억 년 전의 추억을 머금은 채 누군가 남기고 간 발자취의 주인을 찾고 있으니 까마득한 전전생의 인연 찾아가듯 이제, 태초의 몸짓으로 한.. ♧...발표작 2010.05.23
선방에서 선방禪房에서 -비슬산4 풍경 소리 한 바랑 걸머지고 저녁 노을 도반道伴 삼아 바람의 아궁이에 향불 사르다 홀연 스쳐 지나는 저승 길섶 잔설殘雪에 기댄 햇살 몇 줌 주워 관음보살 입술에 사르르 군불 지피니 비슬산 자락이 온통 염불 소리로 달아오르네 (생각과 느낌 2004 봄호, 녹야원 제9집) ♧...발표작 2010.05.23